영풍·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사내이사의 측근인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측이 과거 매각했던 코스닥 상장사 이매진아시아의 지배력을 되찾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자금 93억6000만원이 동원된 정황이 확인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2일 영풍·MBK파트너스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직접 공급한 자금이 여러 중간 법인을 거쳐 인수 대금으로 쓰이고, 다시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으로 이를 상환하는 이른바 '셀프 상환' 구조가 드러나면서 자금의 사적 유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고려아연 공시와 법인등기부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19년 12월 설립 1년 미만의 신설법인인 영미디어이엔티가 발행한 93억6000만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인수했다. 당시 영미디어이엔티는 뚜렷한 영업 실적이나 사업 기반이 없는 상태였다. 이 자금은 당일 대여금과 지분 인수대금 명목으로 디케이이앤엠에 전달됐고, 디케이이앤엠은 라이브엔터테인먼트 주식 전부를 인수했다. 라이브엔터테인먼트가 다음 날 이매진아시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고려아연에서 출발한 자금은 최종적으로 이매진아시아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사용됐다는 지적이다.
또한 자금 흐름의 핵심은 약 3주 뒤에 벌어진 상환 과정이다.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에 96억원을 새로 출자했다. 입금 당일 해당 펀드는 영미디어이엔티가 보유한 디케이이앤엠 지분을 매수하고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디케이이앤엠은 이 돈으로 영미디어이엔티에 빌린 돈을 갚았으며, 영미디어이엔티는 최종적으로 고려아연에 CP를 상환했다.
결과적으로 최초 자금 공급과 상환 재원이 모두 고려아연에서 나온 셈이다. 고려아연이 직접 인수한 CP는 외형상 회수됐으나, 자금 성격이 채권에서 지분으로 바뀌면서 최종적인 투자 손실 위험은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로 이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매진아시아는 과거 지창배 대표의 가족회사인 청호컴넷이 보유했던 기업이다. 청호컴넷은 자금 사정 악화로 2018년 10월 이 회사를 매각했으나, 불과 1년여 만에 지 대표 측이 고려아연 자금과 고려아연 출자 펀드를 활용해 지배력을 다시 확보한 것이다. 이후 디케이이앤엠은 포커스이엔지로 사명을 바꾸고 아크미디어에 흡수합병됐으나, 아크미디어의 실적 악화로 펀드 투입 자금의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로 알려졌다.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최윤범 사내이사의 측근과 관련된 사업에 고려아연과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자금이 반복적으로 동원됐다면, 이를 단순한 투자 실패로 볼 수만은 없다”며 “중대한 이해상충과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고려아연 대표이사는 최윤범 현 사내이사였다”며 “누가 이 거래를 제안하고 결정했는지, 사업성과 회수 가능성 및 이해상충 여부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거래의 실질적인 구조와 자금의 최종 용처가 이사회에 투명하게 보고됐는지 관계 당국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지니스코리아 김황민 기자 (Busines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