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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한일 3000억 달러 에너지 시장 통합해 비용 10% 절감하자"
১৬/১০/২০২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변하는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한국의 독자 생존 한계를 지적하며 일본과의 전면적인 경제공동체 구축을 공식 제안했다. 미·중 패권 다툼과 신제국주의 질서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이 유럽연합(EU) 수준의 시장 통합과 제도적 연대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최 회장은 14일 방영된 EBS '위대한 수업' 강연을 통해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서는 한국이 홀로 성장할 수 있었으나, 현재의 대립 국면에서는 독자적인 안보와 경제 방어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국 이익을 지켜내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일본을 지목하며 단순한 우호 협력을 넘어선 포괄적 연대를 역설했다.
▲ 최태원 회장 (출처:EBS)
경제공동체의 첫 번째 실행 과제로는 에너지 분야가 제시됐다. 한국과 일본의 연간 화석연료 수입 대금을 합산하면 약 3000억 달러에 달하며, 두 나라가 구매력과 비축 기지를 하나로 묶을 경우 조달 단가와 운송 비용을 5~10%가량 즉각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화석연료뿐 아니라 원자력 발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차세대 수소 밸류체인 역시 공동 개발의 필수 영역으로 꼽았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에너지 전환 국면에서 소모적인 조달 경쟁을 멈추고 공동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 양국 국익에 직결된다는 논리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생태계에서도 제로섬 경쟁을 배격하고 분업 효율을 높일 것을 촉구했다. 한국의 완제품 제조 경쟁력과 일본의 고순도 소재·첨단 장비 기술력을 결합하면 최적의 보완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막대한 투자 비용이 발생하는 AI 산업에서 자원을 모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이 경제공동체를 실현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약 6조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이는 미국, EU, 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의 경제권으로, 기업들이 더 큰 내수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 질서를 만드는 '룰 세터(Rule Setter)'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일본 현지에서도 해당 구상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양국이 인구 감소와 저성장 등 공통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협력의 절박함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계 역시 지난 5월 한일경제인회의 등을 통해 전향적인 의견을 내놓는 분위기다.
다만 실제 제도적 통합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국민 감정과 일본 측 실익의 불분명함을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양국 주력 산업의 경쟁 관계와 역사적 갈등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공동체 구상 찬성 비율은 한국 70%, 일본 60%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며, 역사적 과제가 남아있더라도 미래 세대를 위한 국가 설계를 위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양국 정부의 통상 제도 정비와 민간 협의체 가동 수준이 향후 공동체 구상의 구체화 속도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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