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개월 동안 고용노동부에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3건 이상 보고한 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건설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현장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중이지만,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인명 사고가 반복되는 양상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1일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중대재해 발생을 보고한 기업은 총 99곳이며 전체 보고 사례는 147건에 달한다. 이 중 3건 이상의 사고를 보고한 '고위험' 기업은 11곳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8곳(72.7%)이 건설업종에 쏠려 있다.

ⓒ 현대건설 로고
기업별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각각 6건의 중대재해를 보고해 공동 1위에 올랐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사망자 6명과 부상자 3명 등 총 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 현장에서만 지난해 4월과 12월, 올해 6월에 걸쳐 3건의 사망 사고가 집중 보고됐다.
현대건설 역시 6건의 보고 사례에서 사망자 6명과 부상자 1명 등 7명의 사상자를 냈다. 샤힌 에틸렌 시설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올해 6월 토사 붕괴로 인한 끼임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9월에도 추락 사고로 노동자가 숨지는 등 동일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랐다.
사고 빈도뿐 아니라 피해 규모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조사 기간 중 3건의 사고를 보고했으나, 사망자 6명과 부상자 7명 등 총 13명의 사상자를 기록해 11개 주요 기업 중 인명 피해가 가장 컸다. 이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현장의 교량 붕괴 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일시에 발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HJ중공업은 보고된 3건의 사고에서 총 9명이 숨져 단일 기업 기준 가장 많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다. 건설업 외에는 HD현대중공업과 기아가 각각 4건의 중대재해를 보고하며 중후장대 산업군의 위험성을 드러냈다.
이번 조사는 사고 발생 장소를 기준으로 계열사와 종속기업, 협력업체 관련 사고까지 해당 원청 기업의 사고로 분류해 집계했다. 다만 수치는 기업이 노동부에 제출한 '발생 보고'를 기준으로 삼았기에, 최종적인 법적 확정 건수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HL D&I와 KCC건설이 보고한 일부 사례는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개인 질환에 따른 사망으로 판명돼 중대재해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사망자 1명 이상 또는 일정 기준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는 지체 없이 관할 관서에 보고해야 한다.
비지니스코리아 이광수 기자 (Businesskorea)